잠이 오지 않는 밤엔 책상에 앉아 남자 누나의 미니홈피에 들어간다. 

 

 

그곳의 '가족' 폴더에는 나를 알기 전 남자가 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커다란 힙합 셔츠를 입고 길거리 무대 위에 서 있는 남자. 

추석 날 친척들과 함께 거실에 어정쩡하게 앉아 있는 모습도 있다.

볶음면처럼 과감한 헤어스타일로 누나와 함께 미술관을 가기도 했다.

 

 

나라는 여자를 알기 전 남자의 모습은 어쩐지 우울해 보이기도 하고

어쩌면 더 행복해 보이기도 한다.

 





 


 어떤 밤 - 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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