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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볼 때, 음악이 있으면 집중이 어렵다. 시간이 나면 주로 책을 보는 편이라 음악을 듣는(감상) 일이 드물었다. 특별히 좋아하는 가수도 없고,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도 없다. 그런데 호주에 와선 책 보다 음악을 더 듣는 것 같다. 일단 한국에서 가져 온 책이 많지 않고, 얼마 전 스피커를 산 것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음악에 대해 아는 것은 정말 없지만, (정말 없어서) 요즘에는 클래식을 듣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유투브에 들어가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아웃 오브 아프리카 OST)을 듣는다. 집에 돌아 오면 베토벤 교향곡이나 피아노곡을 듣는다. 음악을 들으면서 위키백과로 클래식 음악가들에 대해 검색도 해 본다.(물론 대부분이 죽은 사람들이다.)

얼마 전, 백건우씨가 섬마을 음악회에서 비창 2악장 피아노 연주를 하는 동영상을 보았는데, 배경이 바닷가로 정말 근사했다. 그곳이 어디인 지 검색을 해 보진 않았지만, 남해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문득, 남해에서 울산으로 전학을 왔던 초등학교 5학년 때가 생각났다. 한 학년에 한 학급밖에 없었던 미조국민학교와는 차원이 다른 13개 반이 있었던 울산 신정국민학교. 그때 학교에서 단체로 울산시 교향악단? 행사를 관람하기 위해 문화 센터에 갔다. 방과 후에 매일 뗏목을 타고 장화 신은 뱃사람을 보던 나로서는 검은 정장을 입은 어른들이 진지하게 악기를 연주를 하는 모습이 굉장히 충격이었다. 친구들은 눅눅한 벨벳 시트 의자에서 엉덩이를 들썩이고 지겹다고 까불고 했지만, 나는 오케스트라의 첫 곡을 듣고 너무 감동을 받아 눈물이 찔끔 흘리기까지 했다. (물론 옆 아이에게 들키지 않게 잘 참아냈지만) 생각해 보니 클래식에 얽힌 귀여운 추억인 것 같다. 마치 세탁 종료를 알리는 알림음이 슈베르트 '숭어'인 우리집 세탁기 만큼이나 귀엽다.   







백건우/ 섬마을 음악회/ 베토벤 비창 2악장 http://youtu.be/eW9WIQpcX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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